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산업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LG디스플레
이 타이밍에 내연기관 투자한다는 GM
노우진 기자
2023.06.06 09:00:20
전기차 사업 궤도에 오르기까지 기반 마련하는 움직임으로 보여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6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 = GM 홈페이지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전기차 전환,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흐름


자동차 업계는 지난 몇 년간 격변의 시기를 보냈습니다. 테슬라라는 초신성이 나타나면서 그간 외면받던 전기차가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 겁니다. 그동안 테슬라는 자동차 기업이 아니라며 무시하던 완성차 업체들도 부랴부랴 전기차 열풍에 뛰어들었죠. 대표적인 굴뚝산업이라 불리던 자동차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겁니다.


그러나 테슬라와 달리 완성차 업체들이 바로 전기차 사업에 뛰어드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간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 흐름 속에서도 전기차 사업을 쉽게 시도하지 못했던 것은 우선 기술적 문제 때문이었어요.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수준의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허들을 넘어야 했습니다. 토요타의 엔지니어들은 테슬라의 모델 3 차량을 뜯어보고 "테슬라의 기술력은 우리보다 6년이나 앞서있다"며 놀랐다고 하죠. 완성차업체들이 테슬라 수준의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였습니다.


어려운 일이라고는 해도 전동화 흐름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완성차 업체들은 기술 개발과 고도화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으로 엄청난 규모의 돈을 쏟아붓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전기차를 연구하고 개발해야 했고,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한 제조 시설을 세워야 했으니까요. 실제로 지난 2021년부터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며 공격적인 투자를 했습니다. 각자 2030년까지 전기차 30종을 출시하겠다,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을 40%까지 늘리겠다 등의 목표를 내세우면서요.

관련기사 more
북미 공장 투자 확대하는 GM·포스코퓨처엠

차세대 픽업트럭 위해 10억 달러 투자…그런데 내연기관?


미국의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도 마찬가지였습니다. GM은 경쟁업체들보다 조금 더 공격적인 목표를 내걸었는데요. 2025년까지 전기차 30종을 공개하고 2035년에는 전 차량의 전기차 생산 체제를 완성하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오는 2025년까지 35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했죠. 실제 바로 전날에도 포스코퓨처엠과 손잡고 전기차 생산을 위해 필수적인 배터리 소재 합작투자를 확대한다고 발표했고요.


그런데 이날은 살짝 궤가 다른 소식이 하나 전해졌습니다. 5일(현지시간) GM은 차세대 대형 픽업트럭을 위해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어요. 미시간 주 플린트에 위치한 제조 시설을 재구축하기 위해서죠. GM은 앞서 플린트 시설에 총 17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최근 나온 GM의 투자 소식과 뭐가 다른가 싶지만,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다릅니다. GM이 이야기하는 차세대 대형 픽업트럭은 전기차가 아니라 내연기관 차량이라는 점이죠.


완성차 업체들은 여전히 테슬라에 비해서는 뒤처진 상황입니다. 선도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압도적인 마진을 자랑하는 테슬라와 달리 전기차를 생산하고 판매할수록 손해를 보거나 겨우 면하는 수준입니다. GM의 사정도 그리 다르지는 않죠. 확연히 밀리고 있는 경쟁구도를 고려했을 때, 당장 이 돈을 전기차 사업에 투자해도 이상하지 않은데 갑자기 내연기관 차량이라니. 다소 의외일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알기 위해서는 GM에게 픽업트럭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해야 합니다.


남자의 로망, 픽업트럭. 포기할 수 없다.


국내에서는 픽업트럭이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다릅니다. 픽업트럭은 미국을 상징하는 차량 중 하나로 여겨져요. 미국에서 픽업트럭의 역사는 100년에 달합니다. 게다가 역사만 긴 게 아니라 지금까지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죠. 미국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픽업트럭은 284만 2479대 판매됐습니다. 전체 판매량의 20.8%에 달해요.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픽업트럭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그리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북미 시장을 노리고 픽업트럭을 출시하겠다는 이유죠.


물론 GM은 이미 전기로 움직이는 픽업트럭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GMC 시에라 EV인데요. 국내에서는 픽업트럭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포드의 F-150보다 인지도는 낮지만, 미국에서 인기 있는 차종입니다. 또한 고급 차종 라인업이라 할 수 있는 GMC 허머 EV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GM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쉐보레 실버라도의 전기차 버전도 올해 내놓을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종류의 픽업트럭을 전기차로 생산하겠죠.


그러나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아무리 전동화를 선언했다 해도 기존 내연기관 사업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전기차 시장이 고성장하며 점유율도 빠르게 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내연기관 차량이 압도적으로 많이 팔려요. 전기차는 가격대도 높고, 충전 인프라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니까요. 전기차는 위험하다는 인식도 아직 있고요. 따라서 애초에 전기차 기업을 표방한 테슬라라면 몰라도, 내연기관 차량을 기반으로 고객층을 이미 확보한 기업들 입장에서는 이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타이밍에 내연기관 차량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다는 게 다소 의외일지 모르지만, 사실은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오히려 전동화 과정에서 기존 내연기관 사업을 탄탄히 하는 건 필요한 일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전기차 사업을 궤도에 올리기까지는 긴 시간과 엄청난 돈이 필요한데, 기존 사업이 버텨준다면 훨씬 더 안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을 테니까요.


주가는 조금 아쉬울 수도…


GM 주가는 5일(현지시간) 전일대비 0.44% 하락한 34.1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GM의 영원한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포드 주가는 이날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인데요. 시장은 내연기관 차량에 큰 관심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 이번 소식은 투자심리에 활기를 불어넣기에는 부족했죠.


그러나 다시 강조하지만, GM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건 높게 평가할 만합니다. 당장 주가에 반영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죠. 내연기관 차량이 GM의 탄탄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건 명확하니까요. 따라서 이번 소식은 주가에 대한 재료로 평가하기보다는 GM이 향후 성장세를 이어 나가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신호 정도로 봐야겠습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엘지유플러스
에딧머니성공 투자 No.1 채널 more
D+ B2C 서비스 구독
Infographic News
회사채 대표주관실적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