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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사법리스크'...허약해지는 반도체 경쟁력
김민기 기자
2023.05.30 06:55:13
⑥ 법원 출석 6년, 글로벌 경영 한계
과감한 결단을 뒷받침할 새로운 내부 조직 필요성도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9일 12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반도체 수출이 바닥을 찍고 미·중 기술 패권 경쟁으로 대한민국의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1위 기업 총수가 아직도 사법 리스크로 묶여있는 것은 아쉽습니다. "


한 재계 관계자가 바라보고 있는 현 한국 경제의 단면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 달 만에 '삼성 부당합병' 재판에 출석했다.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지만 국내에 들어와 또다시 재판을 받으면서 사법리스크를 감당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수백번에 달하는 재판 출석 등 사법리스크로 인한 정부 눈치보기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다른 나라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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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6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은 지난달 14일 이후 한 달 여 만에 열렸다.


◆ 콜옵션, 지배력 단순 판단 어려워


이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로 법원을 드나들기 시작한 것은 2017년 4월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았다.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피고인 신분으로 매주 목요일과 3주 간격으로 금요일마다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서는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2021년 가석방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2020년 9월 공소장이 접수되면서 현재 2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을 이 회장에게 유리하도록 산정했고, 이 회장이 이를 승인했다며 2020년 9월 재판에 넘겼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도 받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이 행사할 수 있는 콜옵션 관련 내용을 고의로 공시 누락해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바이오젠과 자회사인 에피스를 합작해 설립하면서, 바이오젠에 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부여했다.


이에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이며, 2017년 서울대 회계학센터 교수들과 삼바 회계처리가 타당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낸 최 모 씨는 증인으로 출석해 "콜옵션으로 지배력을 단순히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콜옵션은 목적, 설계, 효익, 장애물 등을 고려했을 때 지배력과 별개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최 씨는 "전체적으로 다 고려해야지, 어떻게 이 옵션을 행사하면 미래에 돈 벌 수 있으니까 가치가 있다고 하고, 바이오젠 옵션을 받았으니 그런 가치가 없다는 것이 어디 있냐"며 "옵션을 행사함에 따라 다른 장애물도 함께 고려해야지, 효익만 고려하려고 하니 저렇게 이야기한다"고 했다.


◆ 여전한 '사법리스크' 발목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회장 취임 후 본격적인 경영활동을 펼치는 데 있어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해외 비즈니스 출장을 갈 때도 동계나 하계휴가 등 법원이 휴정하는 기간에 맞춰 일정을 조정해야 된다.


최근에는 해외 출장을 많이 나갔지만 UAE, 일본, 미국 등 절반 이상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동행이었다. 정작 필요한 시기에 해외 출장을 가려고 해도 재판 일정이 겹치면 출장을 나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미국 순방 역시 경제사절단으로 방문하지 않았다면 22일의 장기 출장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재판 진행에 더딘 것도 경영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의 '부당 합병' 의혹 재판은 2020년 10월 시작돼 2년 반 넘게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은 국정농단 사건보다 사안이 훨씬 복잡한 데다 증거기록만 368권, 약 19만쪽에 달할 정도로 방대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심 선고가 나와도 빨라야 올해 연말, 지체되면 또 해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사법리스크를 정치적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022년 11월 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부산 소재 도금 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문제는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으로 인해 단순히 기업을 넘어 국가간 기술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법리스크가 대한민국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반도체가 하락기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이 회장의 결단력이 필요한 시기다. 과감한 투자나 반도체 패권 전쟁에 지혜로운 대처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감산을 두고도 1분기 만에 결정을 바꾸는 등 예전의 삼성과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등기 임원 복귀나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등 삼성전자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조직의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지만 사법리스크가 늘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은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대응방안,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 신사업 진출 등 중장기적으로 사업전략도 시급하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부 조직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미 사법리스크로 인해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던 조직이 사라지고 잃어버린 6년을 보낸 상황에서 또다시 시간을 지체한다면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역시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이 책임경영을 이어가고 대외적인 메시지를 내는 것도 부담이라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고위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 회장이 잦은 법원 출석에 경영에 오롯이 집중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TSMC, 애플 등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법 제도를 준수하면서도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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