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노랑풍선 창업주인 고재경·최명일 회장 및 주요 임원진이 올해에도 실적과 반비례한 고액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상장폐지 우려를 낳았던 팬데믹 기간에도 연간 4억원대 급여를 수령해 눈길을 끌었는데 올해 역시 주요 여행사 임원들 대비 2배 이상 큰 액수를 지급받았다.

고재경·최명일 회장과 김진국 대표 등 노랑풍선 등기임원 3인이 올 1분기 동안 수령한 보수 총액은 3억2540만원, 1인당 평균치는 1억85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씩 증가했다. 이들의 보수액은 주요 여행사들과 비교했을 때 많게는 2.5배 이상 컸다. 이 기간 업계 1위 하나투어의 경우 송미선 대표 등의 평균보수는 5800만원으로 노랑풍선의 58% 수준에 그쳤고 2위 모두투어는 4300만원, 참좋은여행 4200만원 순으로 액수가 작았다.

노랑풍선 오너일가의 고액보수는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다. 이들은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가 생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2020년을 제외하곤 매년 연평균 4억원대의 급여를 수령, 업계 최고 대우를 받아 왔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직원들이 휴직에 들어가 있던 2021년에는 평균보수가 4억9500만원에 달했다.

시장은 실적 회복기를 감안하면 노랑풍선이 책정한 보수에 문제가 없단 반응이다. 실제 노랑풍선은 이들에 고액급여를 주고서도 올 1분기 1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또한 미등기임원 평균급여도 업계 2위(3100만원)로 집계되는 등 이익의 과실(果實)이 오너에만 향하지도 않았다. 아울러 노랑풍선이 올 1분기 사외이사를 포함한 등기이사에게 지급한 급여총액은 3억2930만원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한 이사 보수한도액(30억원)의 11% 수준에 그치기도 했다.

다만 이익의 질이나 일반주주 등 회사 밖 이해관계자를 감안했을 때 노랑풍선 오너일가의 수입이 여전히 과도하단 반응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우선 노랑풍선은 올 1분기 순이익 흑자전환을 이루긴 했지만 주요 여행사 대비 수익성이 가장 저조했다. 하나투어만 봐도 올 1분기 94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이 기간 모두투어와 참좋은여행 역시 각각 58억원, 17억원으로 노랑풍선보다 많았다. 박리다매식 영업, 마케팅 지출 확대 및 높은 임원급여 등의 이유로 순이익 앞단인 영업이익이 17억원에 그친 데다 5억원 안팎의 차입 이자가 영업외비용에 더해진 결과였다.

주주들 또한 실적 회복 수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 노랑풍선 주가는 7700원으로 52주 고가(1만2250원)대비 37.1% 하락해 있는 등 여행업계 '빅4'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노랑풍선이 앞서 언급한 주주환원책을 언제 시행할 지를 관심사로 꼽기도 했다. 노랑풍선은 지난 3월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서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을 원안 통과시켰다. 팬데믹 기간 쌓인 결손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 및 자기주식(자사주)매입을 가능토록 한다는 차원이었다. 노랑풍선은 주총 이후 자본전입과 1분기 순이익을 발판삼아 3월말 현재 110억원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보유 중이다.

당시 노랑풍선 관계자는 "결손금 해소와 동시에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정기주주총회에 자본준비금 감소 안건을 올려놓은 것"이라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