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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은행 차입 벗어나 자체조달 자신감
백승룡 기자
2023.05.29 09:10:19
석달째 운전자금 사모조달•••금리 낮추고 만기 늘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삼성중공업이 13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 세 달 연속 사모시장에서 자금조달을 이어갔다. 수주 확대를 토대로 22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운전자본 소요가 크다 보니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최근 신용등급 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투자수요가 뒷받침되자 차입 만기를 장기화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24일 총 13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트렌치(trenche)는 1년6개월물 200억원, 2년물 550억원, 3년물 550억원으로 구성됐다. 발행 주관업무는 KB증권이 맡았다.


삼성중공업이 사모시장에서 자금조달에 나선 것은 올해만 세 번째다. 올해 3월 45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5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이 세 달 연속 자금조달을 이어가면서 조달 규모도 늘리고 있는 배경으로는 저조한 현금흐름이 꼽힌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96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아직 운전자본부담이 큰 상태다.


삼성중공업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올 1분기 2800억원을 나타내면서 전년동기(-1955억원) 대비 큰 폭 개선됐다. 그러나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 상환으로만 3031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흘러갔다. 자금 소요가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웃돌면서 저조한 현금흐름을 나타낸 것이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 3월 450억원 규모 사모채 발행으로 외부 차입에 나선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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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매출채권·재고자산 등 운전자본 소요가 커 올 1분기에도 3조9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여기에 묶였다. 선박 건조대금의 절반 이상이 인도시점에 지급되는 '헤비테일' 구조로 인해 수주가 확대될수록 운영자금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금창출력을 웃도는 자금소요로 인해 삼성중공업의 연결기준 현금성자산도 지난해 말 1조324억원에서 올 1분기 6615억원으로 큰 폭 깎여나갔다.


최중기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삼성중공업은 운전자금 소요 확대 등으로 지난해 순차입금이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며 "공정 진행물량의 증가로 운전자금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친환경 선박 관련 투자 계획을 감안할 때 차입부담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운전자금 소요 외에도 삼성중공업에 대한 시장의 투자수요를 고려해 차입구조를 장기화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이후 실적 악화로 인해 삼성중공업의 신용도는 줄곧 하향 조정이 반복됐지만, 최근 나이스신용평가가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BBB)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부여하면서 8년여 만의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시장의 기대감에 힘입어 실제 삼성중공업의 사모채 발행금리는 세 달 연속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3년 만기 기준으로 보면 삼성중공업의 발행금리는 ▲3월 6.9% ▲4월 6.7% ▲5월 6.5% 순으로 매달 20bp(1bp=0.01%포인트)씩 줄었다. 특히 이달 발행액이 지난달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도 금리가 오히려 낮게 책정됐다는 것은 삼성중공업에 대한 투자수요를 방증한다는 것이 시장 안팎의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의 올해 만기도래 총차입금이 2조원 규모인데, 이 중 1조7000억원가량이 정책금융기관·시중은행 차입금"이라며 "실적과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이 높아진 삼성중공업으로서는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을 자체 조달 차입으로 바꿔나가면서 금융기관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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