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계약금을 포기하고 받았던 혜택을 토해내면서까지 계약을 포기하려는 수분양자들이 많아요."

24일 방문한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일대에 자리한 반달섬 내 공인중개소 관계자가 한 말이다.

국내 첫 인공섬인 반달섬은 과거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 개발사업 등 각종 호재가 겹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당시 분양을 진행한 다양한 생활형숙박시설, 상가, 오피스텔 등은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당시 인기를 증명하듯 24일 방문한 반달섬 일원은 수많은 숙박 및 상업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일대 전체가 공사장이라고 무방할 정도로 거리마다 팬스가 둘러져 있을 뿐 아니라 건설자재도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지나다니며 마주친 사람 대부분이 현장 근로자였으며 도로에는 레미콘 차량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었다.

반달섬 일대에 들어설 예정인 숙박시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오피스텔이다. '아티스큐브'와 '마리나큐브', '웅신미켈란의아침', '앙티브' 등 다양한 오피스텔이 분양을 마치고 입주 일정에 맞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으로 많은 것은 생활형숙박시설이다. 국내 최대 규모 생활형숙박시설 단지인 '힐스테이트 라군인테라스'를 비롯해 '라군센트럴스테이', '더하이브센트럴', '마리나아일랜드' 등 다수의 생활형숙박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반달섬 일대에 많은 공사가 이뤄지고 있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과거 반달섬 내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을 분양받았던 수분양자들이 계약금을 포기하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반달섬 내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대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의 분양은 끝난 상황이지만, 분양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이 다수 있다"며 "분양 당시에는 시장이 좋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몇 개씩 분양을 받기도 했는데 지금은 시장도 좋지 않고 금리도 많이 올라 부담이 된다며 내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단지의 경우 수분양자들이 분양을 포기하겠다고 내놓은 물량만 30개 정도 되는데 다른 중개사무소 물량까지 합치면 이보다 많을 것"이라며 "일대에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 단지마다 분양 포기 매물이 20개 이상씩은 쌓여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이미 계약금을 납부했기 때문에 수천만원가량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분양을 포기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달섬 부동산 분위기가 급격히 반전된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우선 일대 분양 단지의 종류도 영향이 크다. 반달섬 일대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지는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로 일대에 아파트 단지는 없다.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은 부동산 호황기 아파트의 대체 투자처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매력도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브랜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다. 일대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 중 1군 건설사 브랜드 단지는 '힐스테이트 라군인테라스' 뿐이다. 다른 단지의 경우 디에이건설, 태룡건설, 상도종합건설 등 이름이 생소한 건설사 브랜드 단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과거 저금리 기조였을 당시에는 주택 규제가 강해 대체 투자처로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이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주택에 대한 규제가 풀리며 투자 매력도를 잃었다"며 "생활형숙박시설은 이제 주거 형태로 사용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지면서 경쟁력을 잃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