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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VC가 '종(種)'이 다르다고?
딜사이트 오동혁 IB부장
2023.05.23 07:56:34
운용사 본질은 '남의 돈' 불리는 것...체력 약한 중소형社, 실리 있는 생존법 찾아야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2일 08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출저: 픽사베이(pixabay)

[딜사이트 오동혁 IB부장] "PE(사모펀드)와 VC(벤처캐피탈)는 종이 엄연하게 다르다."


얼마전 만난 한 중형 PE 임원의 말이다. 그는 PE와 VC는 태생이 다르고 추구하는 바도 다르다고 단언했다. 펀드운용사라는 점 외엔 딱히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는 것. 최근 펀딩·인수금융·투자에 모두 어려움을 겪어 중장기 플랜에 비상이 걸렸단 고민을 토로한 뒤 이어진 얘기였다.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기 전까진 눈높이를 낮춰 작은 딜도 종종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겠냐는 조언에도 그는 단호했다. PE 업계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약간의 우월주의도 내비쳤다. 수천억원대 딜 하는 PE가 VC와 비교선상에 오르는게 썩 유쾌하지 않단 의미였을까. 


물론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그의 말대로 투자타깃이 명확하게 구분된다. VC가 초기부터 그로쓰 단계에 걸처 소수지분 투자를 하는 반면 PE는 경영권을 수반한 M&A가 주력이다. 사후관리도 지원업무에 주력하는 VC와는 다르게 PE는 주도권을 행사해 밸류업하는 게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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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체계도 차이가 있다. 대기업·금융사 초봉 수준인 VC와 달리 PE는 50% 이상 높은 급여를 받는다. 연차가 올라가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VC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경력을 쌓은 인재들이 모이는 경우가 많지만, PE는 해외명문대와 글로벌 IB 출신 타이틀을 지닌 인물이 상당수다.


이처럼 표면적 차이는 있지만, 그렇다고 '투자 영역'까지 명확히 구분하기엔 아쉬움이 있다. 어차피 운용사는 남의 돈을 굴리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수익을 못 내면 존재가치가 없어진다. 시장상황에 따라 '가능 범위' 내에서 편견없이 딜을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PE든 VC든 결국 대마불사다. 조단위 자금을 굴리는 선두권 운용사는 시장 호불황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자신들의 투자철학을 세우고 앞으로 나가는데 부족함 없는 체급이란 말이다. 역대급 침체기를 맞으면, 포트폴리오별 어려움이야 없겠냐만 존폐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반면 중소형 PE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대형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프로젝트펀드를 여럿 운용해 포트폴리오별 수익-손실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역량이 있는 것도 아니다. 'PE 프라이드'만을 내세워 전쟁터로 나가기엔 기초체력이 너무 약하다. 


최근 PE 불황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자 발빠른 중소형사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VC라이선스를 취득한 PE만 서너곳. 정책자금 출자사업에 도전하려는 심산이다. 채권투자 목적의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하는 곳도 나왔다. 수십억원대 소수지분 투자하는 하우스는 부쩍 늘었다. 


사실 IMM·스틱 등 내로라 하는 PE도 10여년 전엔 벤처투자로 기반을 다졌다. 체급을 키운 것이지 태생부터 PE는 아니였단 말이다. 기원전 진(秦)나라 최초 난을 일으킨 진승이 그랬었다. 왕·제후·장수·재상에 종(씨)이 따로 있지 않다고(王侯將相寧有種乎). 하물며 자본시장에서야.


영역을 한정하고 투자에 나서기엔 시장환경이 악화일로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유일한 나침반은 '돈의 흐름'일 뿐이다. 탄력적이고 융통성 있는 대처만이 생존률을 높이고 종의 진화를 이끈다. 아직 왕이나 제후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투자 경계를 논하는 것은 오만이고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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