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차기 우리은행장은 '영업력'이 가장 중요한 자격 요건으로 꼽힌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하면서 "자회사들이 효율적으로 영업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주의 불필요한 간섭을 지양하는 자율경영을 지향하겠다"고 밝힌 만큼 은행장의 영업 능력이 임 회장의 차후 경영 평가로 직결될 수 있어서다.
19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차기 은행장 후보 선정 기준으로 조직 쇄신을 위한 '세대교체형' 리더로서 '지주는 전력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경영방침에 맞춰 영업력을 갖춘 은행장이 선임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뤘다. 이에 현직에 있는 그룹 내 주요 보직자를 후보군으로 선정하는 데 전원 의견 일치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4명의 우리은행장 후보는 1964년생(강신국 부문장, 이석태 부문장, 박완식 대표)과 1965년생(조병규 대표)으로 이원덕 전 행장보다 3~4살 어리다. 그만큼 젊은 피를 수혈함으로써 은행 문화와 영업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 쇄신을 위한 '세대교체형' 리더의 요건이다.
여기에 오랜기간 우리은행에 몸 담으면서 영업적 성과를 포트폴리오로 보유하고 있어 '영업력을 갖춘 은행장'으로도 손색이 없는 인사라고 평가된다.
후보자 각각의 이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높은 영업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박완식 대표의 경우 우리은행에서 신사업과 개인·기업·기관 영업을 두루 거친 영업통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개인그룹·디지털금융그룹 상무와 영업·디지털그룹 부행장보 등 영업전선은 물론 디지털 사업을 총괄한 경험이 있어 영업력 강화와 은행의 디지털 사업 등 신사업에서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우리은행 개인·디지털 총괄 시절, 새먹거리를 위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금융사와 플랫폼 융합 신규사업 발굴을 지휘하기도 했다.
강신국 부문장은 한때 우리금융지주 CIB 총괄과 우리은행 IB그룹장 등 지주와 은행에서 두 개 직함을 겸직한 흔치 않은 이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증권운용부장, 여의도 중앙 금융센터장을 맡은 이력도 있는 데다 채권시장협의회 경험도 있어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홍콩에서 근무한 이력은 은행의 숙제인 글로벌 사업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석태 부문장은 과거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 비상임이사를 지낸 바 있다. 그룹 내 은행 다음으로 큰 계열사 두 곳의 비상임이사를 맡았다는 것 만으로도 그룹 내 이 부문장의 위상을 대변해준다. 지주에서 사업성장부문을 이끌었고 초창기 지주사 기틀 마련과 자회사 인수합병에도 깊이 관여한 전략통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입행 이후 전략과 기획 업무를 주로 맡았으며 전략기획부장과 경영기획단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등 은행 전략 수립에 최고의 전문가라 할 수 있다.
조병규 대표는 우리은행 전략기획부장, 강북영업본부장, 준법감시인,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기업금융 부문을 총괄한 경험을 가진 기업금융 전문가이다.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선임될 당시 회사 임추위는 조 대표에 대해 "금융산업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았고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과 기업그룹의 집행부행장으로 재임하면서 은행의 안정적 성장을 이끌었다"며 "다양한 업무 경력을 종합적으로 볼 때 조직관리 역량 등 경영능력과 함께 회사의 비전을 임직원과 공유하는 리더십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및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여신 확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지원 등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 정책 시행에 기여한 공로로 '중소벤처기업 금융지원상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세대교체형 리더, 영업력을 갖춘 은행장이 선임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논의 끝에 4명의 롱리스트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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